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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어촌의 피부 문제에서 시작된 AI | 보스턴 AI 캠프

byeoninc 2026. 9. 2.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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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mbai의 Grade 9 학생 시바냐 마헤슈와리(Shivanya Maheshwari)가 만든 ‘SkinSense’, 기술보다 먼저 ‘누가 사용할 것인가’를 묻다

지난 7월 16일, 인도의 차세대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STEM 교육기관 The Innovation Story와 MIT School of Engineering 산하 발명교육 프로그램 Lemelson-MIT의 협업으로 진행된 Artificial Intelligence(AI) 여름 부트캠프의 여정이 막을 내렸다. 약 10일간 이어진 프로그램의 마지막 무대는 MIT Media Lab에서 열린 Innovation Fest였다. 학생들이 각자 발견한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AI 프로젝트를 직접 피치(pitch)하는 자리였다.

Ramesh Raskar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와 교육자들이 지켜본 가운데 발표된 프로젝트들은 거대한 기술적 야심에서부터 지극히 지역적인 사회문제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그 가운데 오히려 범위를 의도적으로 좁힘으로써 연구의 초점을 선명하게 만든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었다. Mumbai의 Koli fishing community를 위해 개발된 AI 피부질환 스크리닝 도구 SkinSense다.

그 프로젝트를 만든 학생은 뭄바이(Mumbai)에서 온 시바냐 마헤슈와리(Shivanya Maheshwari). 이제 Grade 9에 진학하는 학생이다.

“기술에서 시작하지 않고, 문제를 겪는 사람에게서 시작한다”

Shivanya는 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 healthcare, social innovation에 관심이 많다. 새로운 기술 자체를 배우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보다 더 관심을 갖는 것은 그 기술이 사람들이 일상에서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이다. 장래에는 MIT에서 Computer Science 또는 Artificial Intelligence를 공부하며 특히 healthcare와 social impact의 접점에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싶다고 한다.

그녀가 설명하는 자신의 작업 방식도 흥미롭다. 아이디어가 생기면 곧바로 기술부터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먼저 문제를 조사하고,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실제 사용자가 누구인지 생각한다. 이후 prototype을 만들고 무엇이 작동하지 않는지를 확인한 뒤 다시 수정한다. 이 과정을 반복한다.

Shivanya에게 innovation은 단순히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그 기술을 사용할 사람이 이해할 수 있고, 접근할 수 있으며, 실제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녀는 “technology”보다 “person affected by the problem”에서 출발하려고 한다. 바로 이 사고방식에서 SkinSense가 시작됐다.

바닷물과 햇빛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피부

SkinSense가 겨냥한 대상은 Mumbai의 Koli fishing community다.

어업 종사자들은 오랜 시간 바닷물에 피부를 노출하고, 생선과 조개류를 직접 다루며, 강한 햇빛 아래에서 작업한다. 젖은 장비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 역시 피하기 어렵다. Shivanya의 프로젝트 포스터는 coastal India에서 약 540만 명이 이러한 환경에서 어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한다.

특히 Koli community에서는 이와 같은 직업 환경 때문에 피부감염과 dermatitis를 비롯한 여러 피부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Shivanya가 조사한 선행연구 중 하나는 Mumbai의 fish vendor 225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약 85%가 traditional Koli였으며 이 가운데 55%가 skin infection을 경험했다고 답한 반면, 의료기관을 찾은 사람은 13%에 불과했다. 피부 문제가 발생하는 것 자체뿐 아니라, 언제 그것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수준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또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이다. SkinSense는 바로 이 간극을 겨냥한다.

사진  장에서 시작되는 피부 스크리닝

사용자는 SkinSense에 들어가 먼저 언어를 선택한다. 현재 화면에는 Marathi, Hindi, English 세 언어가 제공된다. 특히 문자 입력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까지 고려해 Listen과 Speak 기능도 배치했다.

이후 사용자는 피부의 이상 부위를 직접 촬영하거나 기존 사진을 업로드한다.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가능성이 있는 피부질환을 제시하고, 필요한 경우 한두 개의 간단한 Yes/No 질문을 추가로 묻는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SkinSense는 단순히 질환 이름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예컨대 상태에 따라 집에서 관리해도 되는 경우인지, 가까운 시일 내 dermatologist를 방문해야 하는지, 혹은 즉시 medical attention을 받아야 하는지를 구분해 urgency level을 제공한다. 설명을 음성으로 들을 수도 있다. 이후 follow-up photograph를 다시 올려 이전보다 상태가 좋아졌는지 혹은 악화됐는지를 살펴보는 과정도 구상돼 있다.

포스터에는 SkinSense가 다루는 예시로 Irritant Contact Dermatitis, Occupational Hand Eczema, Athlete’s Foot, Ringworm, Cutaneous Candidiasis, Folliculitis, Cellulitis, Impetigo, Sunburn, Actinic Keratosis 등이 제시돼 있다. 즉 바닷물이나 작업환경으로 인한 염증에서 fungal·bacterial infection, 강한 햇빛으로 인한 피부 손상까지 Koli fishermen의 실제 occupational environment와 연관성이 높은 문제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기능은 ‘진단’ 이후가 아니라 ‘다음 행동’까지 연결한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결과를 정리한 formal report를 내려받아 dermatologist에게 보여줄 수 있고, 자신이 있는 city와 area를 입력하면 주변의 public hospital, government health centre, affordable dermatologist 등을 찾아 연락처와 길 안내를 확인할 수 있다. “Find a dermatologist near me”가 애플리케이션의 독립적인 주요 기능으로 배치된 이유다.

그리고 SkinSense는 화면 하단에서부터 자신이 medical diagnosis가 아니라 screening aid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힌다. 심각하거나 악화되는 증상은 dermatologist에게 진료받도록 안내한다.

AI의 정확도만큼 중요한 ‘오해하지 않게 만드는 것’

SkinSense가 흥미로운 이유는 피부 이미지를 분류하는 AI 모델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데 있다.

기술적으로는 label이 붙은 dermatological images를 분류하는 convolutional neural network(CNN) 기반 workflow를 사용하며, 성능 평가는 precision, recall, F1-score, confusion matrix, classification report 등을 통해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다루는 영역도 inflammatory conditions, fungal and bacterial infections, sun-related skin damage 등으로 나뉜다.

하지만 Shivanya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medical ethics, accessibility, privacy, user experience, responsible communication 역시 AI 모델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 주목하게 됐다고 한다.

The Innovation Story의 프로그램은 이 부분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처음 SkinSense는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한 아이디어였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Shivanya는 연구를 어떤 구조로 만들 것인지, methodology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application을 어떻게 구성하고 자신의 연구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계속 질문받았다. 특히 mentor들은 단순히 “무엇을 만들라”고 정답을 주지 않았다. 대신 실제로 누가 사용할 것인가, 그 사용자에게 어느 정도의 digital literacy와 medical knowledge가 있는가, 앱이 제공하는 정보를 잘못 이해할 가능성은 없는가를 물었다.

그 결과 multilingual support, simple language, medical disclaimer, privacy, 명확한 urgency level 등이 SkinSense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Innovation Fest를 준비하는 과정 역시 하나의 훈련이었다. 자신이 만든 기술을 설명하는 것만큼이나 problem, methodology, limitation, impact를 기술적 배경이 없는 사람에게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Shivanya는 설명한다. 다른 학생들의 프로젝트를 접하며 자신의 선택을 다시 질문하고 수정하는 과정 역시 프로젝트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그녀는 이 경험을 통해 SkinSense가 단순한 school-level idea에서 real-world impact의 가능성을 가진 prototype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한다.

중요한 한계까지 공개한 프로젝트

SkinSense에는 아직 해야 할 일도 많다.

특히 중요한 사실은 현재 prototype에 사용된 labeled dermatological images가 Koli community 구성원들에게서 직접 수집된 private photographs가 아니라 기존 자료에서 가져온 이미지라는 점이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Koli fishermen의 피부 사진만을 학습한 AI”라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Shivanya 역시 SkinSense를 dermatologist를 대체하는 진단 시스템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early screening and awareness tool로 규정한다.

오히려 이런 한계를 공개적으로 명확하게 적어놓았다는 점이 연구 프로젝트로서 중요하다.

Shivanya가 앞으로 원하는 것도 단순히 앱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expert feedback을 받고, 더 나은 dataset을 구축하고, responsible testing을 거친 뒤, 궁극적으로는 실제 fishing community 구성원들과 직접 협업하며 SkinSense를 발전시키고 싶다고 한다. 그녀가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 역시 accessibility를 기술개발이 끝난 후 덧붙이는 기능이 아니라 처음부터 설계의 일부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정확한 AI라도 intended user가 그것을 이해할 수 없고, 신뢰할 수 없고, 접근할 수 없다면 실제 가치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작은 문제’에서 시작해야 오히려  문제가 보인다

Innovation Fest 현장에서 Shivanya가 기자에게 강조했던 대목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왜 굳이 모든 사람을 위한 skin-screening AI가 아니라 Mumbai의 Koli fishing community라는 작은 집단을 대상으로 했을까.

그녀는 작은 local problem을 제대로 다루는 것으로도 훨씬 큰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언뜻 보면 SkinSense는 범위가 좁아 보인다. 특정 지역의 특정 직업군을 위한 피부 스크리닝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점에서 오히려 이 프로젝트는 ‘research’라는 말에 잘 어울린다.

일반적으로 정량적 연구(quantitative research)는 충분히 큰 sample과 data를 확보해 우연의 영향을 줄이고 보다 객관적이며 일반화 가능한 결론을 도출하려 한다. 그것은 매우 중요한 연구방법이다. 그러나 sample의 수가 크다는 사실 자체가 그 안에 포함된 모든 집단을 정확하게 대변해준다는 뜻은 아니다.

Shivanya가 피치 현장에서 기자에게 이야기했듯 사람의 피부는 인종에 따라서도 다르고, 같은 인종 안에서도 나이, 성별, 지역, 직업, 생활환경과 성장 배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서로 교집합이 크지 않은 다양한 집단을 하나의 dataset에 대량으로 넣은 뒤 전체 평균에서 하나의 결론을 도출할 경우, sample size는 커졌음에도 그 ‘평균적인 사람’이 실제로는 어느 현실의 집단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의료 AI에서 전체 accuracy가 높더라도 특정 subgroup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

그 점에서 SkinSense의 선택은 영리하다.

엄밀히 말하면 앞서 언급했듯 현재 AI training image 자체가 Koli community에서 직접 수집된 데이터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구 질문과 실제 사용자, 환경, UI, 접근성, 향후 데이터 구축의 범위를 Mumbai의 Koli fishing community라는 명확한 집단에 고정했다는 점은 이 프로젝트의 강점이다.

넓은 문제를 얕게 다루기보다 하나의 국소적인 영역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공동체의 언어와 직업환경, 의료 접근성, 디지털 접근성까지 살펴 그 집단에 맞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런 접근은 사회과학에서 말하는 qualitative research가 가진 감각, 즉 특정 집단의 맥락을 깊게 이해하려는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동시에 이 프로젝트는 CNN, precision, recall, F1-score와 같은 quantitative evaluation을 포기하지 않는다.

어쩌면 SkinSense의 가장 좋은 점은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질문은 좁고 구체적으로 만들되, 그 안에서는 기술적으로 측정하고 검증하려 한다.

Ramesh Raskar가 마지막에 다시 꺼내  연구

이러한 프로젝트의 성격은 Innovation Fest 마지막 순간에도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학생들의 피치가 끝난 뒤 학부모들을 비롯해 Harvard, Yale 등 여러 학교의 교수와 방문객들까지 함께 모인 자리에서 Ramesh Raskar 교수는 이날 발표된 연구 가운데 특별히 두 프로젝트를 다시 선정해 참석자들에게 소개했고, SkinSense는 그 두 연구 중 하나였다.

화려하거나 거대한 AI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라기보다, 오히려 정확히 반대의 이유가 이 프로젝트를 기억하게 만든다.

SkinSense는 세상의 모든 피부질환을 해결하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Mumbai의 한 fishing community, 그 가운데 바닷물과 햇빛, 젖은 작업환경에 매일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먼저 집중한다.

Shivanya 역시 자신의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들이 “meaningful innovation can begin with a problem in one local community”라는 사실을 보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나의 지역적 문제에서 출발하더라도 healthcare access, occupational safety, responsible AI라는 훨씬 넓은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SkinSense는 아직 초기 단계의 프로젝트이지만, 사람들이 위험 신호를 조금 더 일찍 인지하고 자신의 건강에 대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것이 그녀의 목표다.

큰 문제를 다루기 위해 반드시 처음부터 크게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무엇을 더 넣을 것인가보다 어디까지를 자신의 연구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를 정확하게 정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Grade 9을 앞둔 Shivanya Maheshwari가 SkinSense에서 보여준 것은 바로 그런 깔끔한 포커스였다.

그리고 한 문제를 이처럼 정확하게 좁혀 바라볼 줄 아는 학생이 앞으로 그 시야를 어디까지 넓혀갈지, 그녀의 다음 연구가 기대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