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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반드시 여러 페이지로 이루어져야 할까?
오랫동안 신문은 수많은 기사와 지면, 그리고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인쇄물의 형태로 정의되어 왔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이후에도 많은 매체들은 이러한 전통을 웹사이트로 옮겨와 수많은 링크와 카테고리, 끝없는 스크롤을 통해 뉴스를 제공해 왔다.
‘디 언폴디드(THE UNFOLDED)’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One Story. One Page. One Unfolding Moment.’라는 철학 위에서 탄생한 THE UNFOLDED는 매 호를 하나의 완결된 시각 출판물로 제작한다. 여러 기사를 나열하는 대신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며, 글과 이미지, 디자인을 하나의 페이지 안에 담아낸다.
그리고 올해, 그 실험은 공식적인 인정을 받았다.

THE UNFOLDED는 국제표준연속간행물번호(ISSN) 3143-1917을 부여받았다. ISSN은 전 세계적으로 신문, 잡지, 학술지 등 지속적으로 발행되는 간행물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되는 국제 표준 번호다.
이번 ISSN 부여의 의미는 특정한 저널리즘 형식을 인정받았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독자적인 편집 정체성과 지속성, 그리고 정기적인 출판 활동 자체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데 있다.
THE UNFOLDED는 신문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기존의 통념에 도전한다. 전통적인 섹션도 없고, 수많은 기사로 구성된 메인 페이지도 없으며, 여러 페이지를 가져야 한다는 규칙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HE UNFOLDED는 출판의 본질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시대의 생각을 기록하고, 이야기를 보존하며, 일관된 편집 철학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어쩌면 중요한 질문은 THE UNFOLDED가 신문처럼 보이는가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진짜 질문은 단 한 페이지도 신문이 될 수 있는가였지 않았을까

한 페이지 출판물 THE UNFOLDED의 ISSN 취득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THE UNFOLDED가 ISSN 3143-1917을 부여받았다는 이메일을 받았을 때, 솔직히 가장 먼저 든 감정은 기쁨보다 놀라움이었다.
사실 심사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한때는 신청이 거절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THE UNFOLDED는 전통적인 의미의 신문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수많은 기사와 카테고리로 구성된 웹사이트도 아니고,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잡지도 아니다. 매 호는 단 하나의 이야기, 단 하나의 페이지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의문이 생겼다.
과연 이런 형태의 출판물이 정기간행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ISSN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ISSN(International Standard Serial Number, 국제표준연속간행물번호)은 상이나 인증서가 아니다. 품질을 평가하거나 영향력을 측정하는 제도도 아니다. ISSN은 신문, 잡지, 학술지 등 지속적으로 발행되는 간행물을 식별하기 위한 국제 표준 번호다.
중요한 점은 ISSN이 “이 출판물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묻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이 출판물이 독립된 정체성을 가진 지속적인 출판물인가”를 확인한다.
바꿔 말하면 ISSN은 영향력보다 존재를 인정하는 제도에 가깝다.
대부분의 정기간행물은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형태를 갖고 있다. 여러 개의 기사와 다양한 섹션, 방대한 아카이브, 수많은 페이지로 구성된다.
그러나 THE UNFOLDED는 다른 철학에서 출발했다.
매 호를 하나의 완결된 시각 출판물로 구성하는 것이다.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페이지, 하나의 순간에 집중한다.
누군가에게는 포스터처럼 보일 수도 있다. 또 다른 사람에게는 비주얼 에세이로 보일 수도 있다. 디자인 실험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처럼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THE UNFOLDED는 이러한 여러 범주의 경계 어딘가에 존재한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이번 ISSN 부여를 의미 있게 만든다.
ISSN 3143-1917의 부여가 THE UNFOLDED가 미래 출판의 정답을 찾았다는 뜻은 아니다. 한 페이지 저널리즘이 기존 신문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한 가지 사실은 보여준다.
출판물의 본질은 반드시 페이지 수에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지속성에 있을 수도 있고, 편집 정체성에 있을 수도 있으며, 목적을 가지고 꾸준히 발행하려는 의지에 있을 수도 있다.
이번 ISSN 부여의 진정한 의미는 THE UNFOLDED가 번호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에 있지 않다.
오히려 단 한 페이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출판물이 연속간행물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있다.
한 페이지 이미지 신문을 지속적으로 발행해 ISSN을 취득한 사례는 매우 드물며, 세계 최초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THE UNFOLDED는 전통적인 신문과 잡지의 틀을 넘어, 새로운 저널리즘 형식을 제시하는 독창적인 출판 실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실험은, 우리가 주창하는 ‘Holding All Under Heaven’에 대해 여전히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과연 한 페이지 안에 천하를 담을 수 있을까.(Can a single page truly hold all under heaven?)
글 | 변중화
THE UNFOLDED 창립자·발행인·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