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View more AI Justice ▲ Joonghwa Byeon
토론토 | 2045년 5월 3일
살인 사건 재판은 단 22분 만에 끝났다. 증거가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단 한 명의 목격자도 법정에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AI 사법 시스템은 도시 전역에서 수집된 수백만 개의 동기화된 데이터를 분석해 사건의 모든 순간을 이미 완벽하게 재구성했다고 결론 내렸다.

거리의 감시카메라, 자율주행 차량, 생체인식 센서, 웨어러블 기기, 금융 거래 기록, 그리고 환경 음향 센서가 하나의 완전한 디지털 타임라인을 만들어냈다. 검찰은 이 재구성의 통계적 신뢰도가 99.998%에 이른다고 밝혔다. 인간의 증언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수세기 동안 법정에서 목격자는 자신이 기억하는 사실을 진술해 왔다. 사람들은 망설이기도 했고, 서로 다른 진술을 하기도 했으며, 세부 사항을 잊거나 때로는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법원은 그런 불완전함조차 정의의 일부로 받아들여 왔다. 인간의 기억 자체가 사법 절차의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새로운 시스템을 역사상 가장 객관적인 사법 제도라고 설명한다. 모든 움직임은 검증될 수 있고, 모든 대화는 흔적을 남기며, 모든 장소는 결코 잠들지 않는 보이지 않는 기록 보관소의 일부가 된다.
그러나 시민자유 단체들은 전혀 다른 현실을 바라본다. 목격자가 필요 없는 사회는 결국 모든 시민이 영원한 목격자가 되는 사회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범죄를 수사하기 위한 감시와 평범한 일상을 끊임없이 감시하는 것 사이의 경계는 어느새 사라지고 말았다.
판결이 선고되는 순간에도 누구도 증인석에 서지 않았다. 선서는 없었고, 반대신문도 없었다. 법원을 나서던 시민들은 건물을 바라보지 않았다. 대신 도시 곳곳에서 묵묵히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는 수천 개의 센서를 올려다보았다.
이제 법정은 사람이 무엇을 기억하는지에 의존하지 않는다. 도시가 무엇을 기억하는지에 의존한다. AI 사법의 시대, 가장 신뢰받는 목격자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도시 그 자체다.
글 | 변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