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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엔비디아 없이 75만 가구 전력 규모 AI 데이터센터 가동

byeoninc 2026. 7. 22. 06:46

AI & Tech — 미국의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 규제가 본격화된 이후, 중국이 처음으로 엔비디아(NVIDIA) 칩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데이터센터 건설이 아니라, 중국이 독자적인 AI 인프라 구축에 성공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AI 기업 Z.AI(구 즈푸 AI·Zhipu AI)는 중국산 AI 칩만으로 구성된 약 1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일부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1GW는 일반적으로 약 75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하며, 세계 최대급 AI 데이터센터와 맞먹는 규모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이 시설이 엔비디아 GPU를 단 한 개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최신 AI GPU 확보가 어려워진 중국은 화웨이의 Ascend 계열을 비롯한 자국산 AI 칩을 중심으로 대규모 AI 연산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Z.AI는 이미 1만 개 이상의 AI 칩으로 구성된 클러스터를 여러 개 운영하거나 구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례는 AI 경쟁의 기준이 단순히 “가장 빠른 칩”에서 “가장 큰 컴퓨팅 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개별 칩의 성능에서는 엔비디아 제품보다 뒤처질 수 있지만, 더 많은 칩을 고속 광통신으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AI 컴퓨터처럼 동작시키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이는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오래 사용되어 온 ‘대규모 병렬 컴퓨팅’ 개념을 AI 학습에 적용한 방식이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수출 규제가 중국의 첨단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있었지만, 동시에 중국이 자체 칩과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더욱 빠르게 육성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도 화웨이는 미국 기술 없이 구축한 대규모 AI 컴퓨팅 시스템을 공개하며 기술 자립 전략을 강조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중국산 AI 칩은 성능과 전력 효율 면에서 엔비디아 최신 제품과 차이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냉각 설비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최고 성능의 칩”보다 “충분한 수의 국산 칩과 대규모 인프라”가 AI 경쟁력의 또 다른 해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I 패권 경쟁은 이제 반도체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의 전력망, 데이터센터, 통신망, 그리고 산업 생태계 전체를 겨루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중국의 이번 도전이 장기적으로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분명한 것은 글로벌 AI 경쟁의 판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데이터센터는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